2013년 세법개정안중 세무사업계에 가장 영향을 줄수 있는 부분이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이며, 이 제도의 폐지를 막아야한다고 세무사업계에서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자신고세액공제는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전자신고를 하는 경우 세액공제를 해주는 제도인데, 납세자 본인이 직접 신고할 경우에는 납세자가 세액공제를 받을수 있고, 세무사에게 신고를 의뢰하게 되면, 신고를 해준 세무사가 세액공제를 받게 됩니다. 공제금액은 부가가치세신고는 확정신고당 1만원, 소득세신고는 2만원의 세액공제가 되므로, 년간 4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수 있습니다.

연간 4만원의 세금이 줄어들수 있는 전자신고세액공제가 일반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수 있겠지만, 세무사입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무사들은 다수의 납세자를 대상으로 전자신고를 해주기 때문에, 단순히 4만원이 아니라, 신고를 대리해주는 납세자 1인당 4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거래처수가 많은 세무사들은 공제액이 굉장히 커지게 되며, 세법에서는 세무사들이 받을수 있는 전자신고세액공제한도를 개인세무사 4백만원, 세무법인 1천만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연간 세무사들이 받는 전자신고세액공제 총액이 600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이처럼 수백만원의 세금을 줄일수 있는 공제제도가 폐지될것이라는 세법개정안이 발표되면서, 세무사업계에서는 폐지를 막아야 한다고 하고, 정부에서는 이제 폐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부의 입장은 전자신고세액공제는 홈택스가 도입되면서 홈택스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으로 정부에서 도입한 제도이기 때문에, 이제 홈택스가 안정화되었고, 이용률이 거의 90%에 육박한 시점에서 더 이상 세액공제를 존치시킬 이유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폐지를 해도 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나, 세무사업계에서는 국세청에서 서면신고자료를 일일이 전산으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세무사들이 전자신고를 해줌으로써 덜어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세행정의 조력자의 입장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정부의 입장과 세무사업계의 입장이 모두 틀린부분이 아니긴 합니다만, 전자신고세액공제는 결국에는 폐지되어야 할 것은 분명한 듯 보입니다.

홈택스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매우 휼륭한 시스템이며. 이를 개발, 유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납세자나 세무사들도 이제는 전자신고자체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세액공제라는 유인과 무관하게 전자신고를 할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모든 납세자뿐만 아니라, 세무사들의 업무에도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파일하나만 홈택스로 전송해주면 신고가 끝날수 있는 전자신고에 익숙해진 지금은, 신고서식을 일일이 출력해서 서면신고를 하려 해도, 아마 불편해서 못할 것입니다.

사실 제도 도입초기에는 세무사사무실의 컴퓨터 구입비용을 보전해준다는 측면도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전자신고와 상관없이 컴퓨터가 없는 사무실은 상상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보아, 비과세, 감면축소가 시대적요구인 상황에서 전자신고세액공제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갈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훌륭한 홈택스라는 전자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정착시키는데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세무사와 납세자의 참여와 개선요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전자신고세액공제의 전체적인 폐지보다는 단계적인 폐지로써, 2-3년간에 걸쳐 공제한도를 점차 축소시키면서, 일정시점후 완전한 폐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는, 신규사업자나 신규세무사는 사업기반이 약하고, 전자신고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그들에 한해서 개업후 2-3년정도 세액공제를 유지시켜주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입니다.

세법개정안에 따른 전자신고세액공제폐지에 대해 한국세무사회에서는 폐지반대를 공식의견으로 정부에 건의한 상황에서, 연말 세법개정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세무사업계 주변에서는 세액공제가 폐지되면, 내년부터는 모든 세무사들이 전자신고를 거부하고 서면신고로 하자는 재밌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ps) 저는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일반 납세자 수준으로 연간 4만원만 받기때문에, 폐지와 유지 어느것도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만, 몇백만원씩 세액공제받는 입장의 세무사라면 폐지에 대한 개정안이 조금은 씁쓸했을 것입니다.